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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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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 관찰
서평자 정태성 발행사항 781호(2026-06-10)

관찰의 힘 : 평범한 일상 속에서 미래를 보다

  • - 청구기호 : 658.575-25-4
  • - 서명 : 관찰의 힘 : 평범한 일상 속에서 미래를 보다
  • - 저자 : 얀 칩체이스, 사이먼 슈타인하트
  • - 발행사항 : 위너스북

목차

01 ‘하기’와 ‘하지 않기’
     · 당신의 행동에 숨어 있는 비밀
     · 너 도대체 왜 그래?
     · 경로를 이탈하게 만드는 결정피로
     · 누구를 위한 몸단장인가?
     · 결말을 바꾼 사소한 차이
     · 미래를 디자인하는 방법
02 일상 속 메타포를 찾아라
     · 과시적 소비의 쓸모
     · 태국 십 대 소녀들에게 치아교정기란?
     · 화장실에 숨겨진 과시 욕망
     · 당신의 냉장고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 동네 사진관에서 찾은 기회의 열쇠
     · 미래 사회의 갑과 을
03 성공의 비결, 밀고 당기기
     · 수용 곡선으로 고객을 이해하라
     · 왕따가 될 순 없잖아
     · 포르노 시장을 파헤치면 문화가 보인다
     · 세상에서 살되 세상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
     · 내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공개되는 사회라면?
     · 밀물이 있으면 썰물도 있는 법
04 소지품에 숨어 있는 사업 기회
     · 당신의 주머니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요?
     · 보이지 않는 소지품의 정체
     · 아프가니스탄에서 절도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
     · 우리는 이미 미래에 와 있다
05 무엇을, 언제, 어떻게 관찰할 것인가?
     · 도시와 함께 깨어나기
     · 현지의 출퇴근 전쟁 속으로
     · 여행의 허브, 공항으로 여행 가기
     · 미장원과 이발소가 검색창이 된다고?
     · 무례하게 행동하기
     · 맥도날드 매장에서 세계 여행하기
     · 표지판에 숨은 비밀
     · 공감각을 활용하라
     · 쉬어야 할 때를 아는 것도 능력이다
06 무엇을 신뢰하고 무엇을 불신할 것인가?
     · 중국의 길거리 만두와 미국의 스타벅스 커피 우유
     · 기업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여섯 가지 요소
     · 유명 브랜드의 허와 실
     · 우유에 코를 대고 킁킁거려 보는 단계
     · 찝찝하지만 도움이 되는 짝퉁의 번영
07 일상을 벗겨내야만 보이는 본질
     · 단순함이 옳은 것이다
     · 휘발유 없는 주유소
     · 모든 인프라는 일시적 껍질에 불과하다
     · 당신이 창업을 꿈꾼다면?
08 기업들의 오만과 편견
     · 당신의 선택에 세계가 주목한다
     · 당신이 문맹인이라면?
     · 누구를 위한 ‘최적’인가?
     · 가성비를 따지지 않는 가난한 소비자가 이상하다

서평자

정태성(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장)

서평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 관찰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와 그 방식을 알고 싶다면, 그 행동이 일어나는 순간에 당사자에게 곧바로 질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 177쪽  
 
서점의 경영서적 코너를 둘러보면 회사 경영자나 마케터를 위한 마케팅이나 브랜드 관련 서적들이 꽤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중에는 마케팅 교과서도 있고, 마케팅 기법이나 실무를 다룬 책, 마케팅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책 등도 적지 않다. 이러한 마케팅이나 소비자 관련 서적들은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고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다양한 통계기법으로 제대로 분석해야 하며, 특히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최신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데이터 분석과 AI 활용을 강조하는 최신 마케팅 트렌드에서 한발 비켜서, 우리가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현장을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얼핏 도발적인 주장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많은 인문학자들은 인간이 일상에서 보이는 행동을 질문하고 관찰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왔지만, 정작 전문가들이 흔히 놓치는 방법 역시 관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관찰을 활용한 구체적인 마케팅 방법들을 설명하고, 관찰을 통해 기존의 통념을 뒤집을 수 있었던 다양한 사례들도 함께 소개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마케팅 교과서이면서도 사례집 같고, 때로는 여행기처럼 읽히기도 한다. 말 그대로 종합 선물 세트와도 같은 책이다. 
 
『관찰의 힘』은 스튜디오 D(Studio D Radiodurans)를 설립한 얀 칩체이스가 전 세계를 누비며 축적한 관찰의 방법론과 통찰을 정리한 책이다. 1장에서 저자는 ‘한계치 지도(Threshold Map)’라는 도구를 소개한다. 사람의 행동에는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사이의 심리적 경계선이 존재하며, 이 전환점을 이해하면 소비자가 언제, 왜 특정 행동을 선택하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2장에서는 방콕의 10대 소녀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가짜 치아 교정기를 착용하는 사례를 통해, 평범한 물건이 어떻게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변모하는지를 분석한다. 이는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할 때 자신의 이익과 효용을 극대화하는 완전한 합리적 인간이라기보다, 제한된 합리성을 바탕으로 행동한다는 행동경제학의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3장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확산되는 과정을 다루며, 또래 집단의 압력이 수용 곡선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행동경제학에서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인 ‘군중 효과(Herd Effect)’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4장에서는 사람들이 무엇을 들고 다니는지를 관찰하면 그 사회의 위험 인식 수준까지 읽어낼 수 있다고 설명하고, 5장에서는 기차역 · 미용실 · 맥도날드 같은 장소를 문화 비교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실전 가이드 형식으로 소개한다. 6장은 신뢰의 구성요소를 진정성, 이행, 가치, 신뢰성, 안전성, 구제의 여섯 차원으로 나누어, 신뢰 수준이 높은 사회와 낮은 사회의 소비자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준다. 이어 7장과 8장에서는 제품의 본질을 찾아내는 방법과 저소득층을 위한 설계가 직면하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문제를 각각 다룬다. 
 
이미 10년 전에 초판이 출간된 이 책은 2026년인 오늘날 더욱 그 가치가 돋보인다. 10년 전만 해도 고객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진가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오늘날은 AI의 시대다.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고 프롬프트를 적절히 작성하면, 웬만한 데이터 분석은 물론 마케팅 방안까지도 AI가 다 알아서 해낸다. 그렇다면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객 이해’의 영역은 어디인가? 흔히 민속지학적(Ethnography) 방법이라 불리는, 즉 관찰을 통해 현장을 직접 이해하는 방식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현장에서만 포착할 수 있는 사람들의 눈빛과 몸짓, 언어와 행동, 그리고 그 속에서 읽어낼 수 있는 맥락은 인간의 관찰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자 무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반 직장인이 저자처럼 현지에서 수일간 머물며 밀착 관찰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찰하고, 질문하고, 상상하는 과정을 통해 평범한 일상을 혁신의 원천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새로운 관점을 갈구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유효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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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오프 : 하나의 목표나 가치를 얻기 위해 다른 목표나 가치를 일부 포기하거나 희생해야 하는 상충 관계를 의미함. 이 책에서는 저소득층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할 때, 가격·품질·기능·접근성 등을 모두 동시에 충족시키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사용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