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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데이터의 이면: 진리 탐구, 그리고 권력의 도구
서평자 강석호 발행사항 724호(2025-04-16)

데이터의 역사: 인간의 숨겨진 욕망과 권력 관계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데이터에 관한 진실

  • - 청구기호 : 310.9-24-1
  • - 서명 : 데이터의 역사: 인간의 숨겨진 욕망과 권력 관계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데이터에 관한 진실
  • - 저자 : 크리스 위긴스, 매튜 L. 존스
  • - 발행사항 : 씨마스21

목차

PART 1 데이터의 탄생
     Chapter 1 권력이 된 데이터의 경고
     Chapter 2 숫자로 사회를 정의하다
     Chapter 3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과학적 해답
     Chapter 4 개인 차이의 과학
     Chapter 5 무엇을 위한 데이터인가?
PART 2 진화하는 데이터
     Chapter 6 전쟁과 데이터
     Chapter 7 인간 지능의 원리를 찾아서
     Chapter 8 빅데이터의 시대
     Chapter 9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
     Chapter 10 진화하는 데이터과학
PART 3 데이터, 권력이 되다
     Chapter 11 데이터를 둘러싼 윤리 전쟁
     Chapter 12 주의력 경제의 탄생
     Chapter 13 해결지상주의를 넘어선 해결책

서평자

강석호(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서평

데이터의 이면: 진리 탐구, 그리고 권력의 도구

“역사가 알려준 바에 따르면, 그런 주장에 사용된 데이터, 데이터가 이용된 방식, 데이터로부터 내린 추론에 대해 절대적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 103쪽 
 
데이터는 흔히 의사결정을 객관화하는 도구로 여겨진다. ‘데이터 기반’이라는 표현은 강한 설득력을 지니며, 많은 사람이 이를 통해 결과를 더 신뢰하고 수용하게 된다. 실제로 데이터의 효과적인 활용은 진리 탐구와 산업 혁신의 원동력이 되어 왔으며, 데이터 중심의 알고리즘은 의사결정을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해 왔다. 그러나 데이터 기반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실과 동떨어진 편향된 결론이 더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허위 정보에 과도한 영향력을 부여할 위험도 존재한다. 
 
이 책은 데이터의 역사를 폭넓게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데이터의 이면을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수리통계학에서 인공지능과 데이터과학에 이르는 기술 발전의 배경과 역사적 맥락을 짚고, 데이터에 관한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활용되어 왔는지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데이터의 권력화와 권력구조의 변화를 분석하며, 이를 둘러싼 다양한 고민과 우려를 상세히 다룬다. 
 
저자는 데이터를 해석하고 그 가치를 결정하는 주체가 결국 사람임을 강조하며, 데이터의 객관성에 대한 허상과 그로 인한 문제를 지적한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사람의 개입을 수반한다.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사람의 인지적 편향이나 관여한 인프라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기술 자체의 근원적 오류와 잘못된 사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사를 돌아보면, 데이터는 대개 특정 목표를 염두에 두고 계획되며 필요에 따라 의도된 방식으로 해석되어 왔다. 예를 들어, 우생학과 같은 인종차별적 과학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거나, 동일한 사안을 두고 데이터 기반으로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도 흔히 발생했다. 이는 데이터의 활용을 가치중립적인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데이터의 중심 알고리즘은 과학적 엄밀성이라는 외피 아래 잘못된 주장이나 허위 정보를 정당화하며 사람들을 오도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정부와 기업이 데이터를 통해 개개인을 거시적으로 파악하고 통제하면 데이터는 권력의 도구로 변모해 구조적 불평등과 차별을 심화시키고 사회적 문제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 
 
한편, 저자는 최근 인공지능과 데이터과학으로 대변되는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데이터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법적·제도적·사회적 준비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정부는 데이터를 활용해 국정을 운영하고 정책을 정교화하며, 기업들은 고객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해 개인화된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개인정보 침해, 데이터 독점, 차별적 알고리즘의 위험 등 윤리적 문제는 상대적으로 도외시되며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데이터의 권력화와 오남용에 대한 우려 속에서, 기술이 사회에 적절히 활용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추는 동시에 윤리와 규제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국가 권력과 기업 권력, 그리고 시민 권력 간의 불안정한 경쟁을 조명하며, 이 세 권력 간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오늘날 극도로 고도화된 데이터 기술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이 가져다준 긍정적인 혜택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동시에 데이터의 권력화가 개인의 권리와 정의를 위협하는 현실도 간과할 수 없다. 낙관적 기대와 함께 데이터의 과도한 영향력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공존하는 지금, 데이터를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개인과 사회가 기술의 영향을 적절히 이해하고 문제를 직시할 때,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