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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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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증거 기반으로 다시 읽는 지구온난화
서평자 조수진 발행사항 760호(2026-01-07)

1도의 가격 : 기후변화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 - 청구기호 : 363.73874-25-99
  • - 서명 : 1도의 가격 : 기후변화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 - 저자 : 박지성
  • - 발행사항 : 윌북

목차

1부
  1장 빠르게 생각하기와 느리게 생각하기
  2장 물적 자본과 인적 자본
  3장 연기가 보여주는 미묘한 재난

2부
  4장 데이터의 인과성
  5장 폭염은 어떻게 삶을 무너뜨리는가
  6장 온도와 국부의 관계
  7장 끓는 세계에서의 평화와 평온

3부
  8장 기후변화와 소득양극화
  9장 일상 속의 기후 불평등
10장 변화에 취약한 이유

4부
11장 아직 늦지 않았다
12장 은빛 탄환을 넘어서

서평자

조수진(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서평

증거 기반으로 다시 읽는 지구온난화

“기후 대재앙 아니면 정상 기후라는 흑백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대신 다양한 회색 음영의 스펙트럼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 289쪽  
 
 
“이대로 가면 2030년에는 지구가 멸망한대.” “맞아, 우리 공부할 필요 없어.” 기후변화에 대한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엿들을 기회가 있었다. 한여름이면 마치 운동 경기 중계하듯 열대야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지가 앞다투어 방송된다. 홍수로 인한 대규모 침수, 산불로 인한 건물과 주택 소실 같은 기후 재앙 장면을 심심찮게 보고 자라는 우리 다음 세대들이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씨 임계점 내에서 멈추기가 이미 불가능한 것이 되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지금, 기후변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절망이나 외면이 아니라,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왜 절실하게 필요한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이 책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일단 기후변화 문제를 정책적 접근을 통해 해결하려면 먼저 과연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며 이로 인한 피해액은 어느 정도인지를 과학적으로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지구온난화 = 지구멸망”이라는 종말론적인 접근과는 사뭇 다르다. 책의 2부에서는 기후변화의 효과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또 오랫동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지구온난화의 숨겨진 비용에 대해 여러 각도로 자세히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건물 소실 등으로 인한 물리적 피해 수치에 가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피해가 중점적으로 조명된다. 즉, 인간의 건강과 생산성, 그리고 범죄율과 공격성 등 넓은 의미의 행복에 온도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현대의 발전한 통계학 도구가 새로운 데이터와 만나 추정해 낸 “비시장 피해” 비용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 시험 날 기온이 평년에 비해 표준편차 1단위만큼 높았다면 이 시험을 통과할 가능성이 약 4.5% 낮아지는데, 이는 단지 그해의 고졸자 숫자 감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력 외 소득에까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장기적인 피해를 모두 인지한 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계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직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기후의 영향이 무엇인지 질문해 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방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기후변화는 여전히 생활의 작은 불편함일 수 있다. 그러나 저소득층이나 저소득국가에,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시설을 마련하는 일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부에서는 소득 불평등이 기후변화 문제와 맞물려서 어떠한 작용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즉, 거주하는 국가나 도시의 소득분포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을 다르게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를 더 벌리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4부에서는 기업, 가계, 정부 각 부문에서 현재 어떻게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전환에 관련된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어떤 방법으로 각 부문이 대처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한다. 기업의 경우, 이제까지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기후변화가 생산성뿐만 아니라 기업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금융 시장 참여자들이 별달리 인식하지 못해 온 것으로 보이는데, 기후 위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을 한가지 원인으로 보았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기후 관련 정책 결정을 내리려고 할 때에도, 다른 어떤 문제보다 다각도에서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선별하고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효과적인 문제 해결의 포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쉬운 해결책은 없다. 그러나 엉뚱한 기후 정책에 한정된 자원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지 않으려면, 장기적이고 비시장적인 기후변화의 피해를 제대로 파악하고 실증적 증거에 기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는 점이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