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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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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달러 폭망론과 킹 달러론, 달러 가치, 앞으로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서평자 한상춘 발행사항 764호(2026-02-04)

킹 달러 : 달러, 코인, CBDC의 미래와 새로운 통화 질서의 탄생

  • - 청구기호 : 332.4973-25-2
  • - 서명 : 킹 달러 : 달러, 코인, CBDC의 미래와 새로운 통화 질서의 탄생
  • - 저자 : 폴 블루스타인
  • - 발행사항 : 인플루엔셜

목차

프롤로그 달러는 왜 강한가
1장 제왕의 길
2장 위기에서 왕좌를 지키다
3장 통화전쟁이 벌어지다
4장 달러의 무기화
5장 달에도 세금을 매길 것
6장 달러의 디지털 경쟁자들
7장 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명과 암
8장 포효하는 달러
9장 강력함과 신중함
에필로그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서평자

한상춘(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서평

달러 폭망론과 킹 달러론, 달러 가치, 앞으로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미국은 달러가 부여하는 막강한 권력의 책임감 있는 수호자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그러지 못한다면 킹 달러를 향한 악담이 정당화될 것이다. 다만 나는 미래에도 킹 달러의 통치에 축배를 들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달러 왕국이 오래도록 지속되길!” - 448쪽  
 
 
『킹 달러 / 폴 블루스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저술한 『달러 이후의 질서』(‘달러 폭망론’으로 더 알려짐)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주장하는 킹 달러 시대가 재도래하리라는 것을 새로운 이론으로 제시하기보다는 ‘달러 폭망론’의 근거를 반박하는 데서 찾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25년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유난히 흔들린 한 해였다. 2026년을 앞두고 나온 달러 가치의 앞날에 관련한 신간을 보면 ‘달러 폭망론’과 ‘킹 달러론’으로 양분되고 있다. 극과 극으로 나눠지고 있는 달러 가치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가는 전 세계인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달러 폭망론’을 주장하는 시각은 달러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원인을 트럼프 진영에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들고 있다. 2025년 1월 20일 출범 이후 트럼프 정부는 저금리를 통한 달러 약세 정책을 추진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데 큰 힘이 됐던 7대 경합주(swing states)의 제조업을 부활시켜 해당 지역 근로자가 겪고 있는 경제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문제는 약달러 정책이 시간이 갈수록 자충수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처럼 수출입 구조가 먀샬-러너 조건* 을 충족시키지 못할 때는 수출 증대와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다. 오히려 관세와 더불어 수입 물가를 급등시켜 근로자의 경제 고통을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7월 「스테이블 코인법」이 통과된 것도 달러 위상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법정통화로서 달러화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독점 주조권이 굳건해야 한다. 「스테이블 코인법」으로 민간의 코인 주조권을 그대로 흡수하면 달러 주조권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에 달러 위상이 재구축돼 ‘킹 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는 이 책의 논리는 거래의 편리성, 가치의 저장, 회계 단위 등 중심 통화의 3대 요건상 달러화에 깊숙이 익숙해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행 통화로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각종 결제와 각국 외환 보유에서 달러의 비중이 각각 70%와 60%에 근접하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 달러 위상을 약화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1달러=1코인’으로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점을 근거로 스테이블 코인이 활성화되면 될수록 달러화 위상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가 채무가 위험수위를 넘은 여건에서 미국 국채가 안전한 담보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논리적 한계로 남는다. 
또한 글로벌 시뇨리지를 위해서도 달러 위상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시뇨리지란 액면 금액에서 화폐 발행 비용을 차감한 것을 말한다. 미국은 발행한 달러화를 해외로 유통해 세계를 대상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다. 오히려 미국이 글로벌 시뇨리지를 더 누리기 위해 달러화 위상을 ‘킹’ 지위까지 올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달러 폭망론과 킹 달러론, 극과 극으로 양분화되고 있는 달러의 위상은 앞으로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중요한 것은 경기가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 달러화 강세를 받아들이게 되면 미국 경제가 언제든지 침체 국면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2026년 11월에 있을 중간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고민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즉, 달러 가치 사이클로 제왕(king) 달러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시각은 당사국인 미국부터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 종전과 다른 점이다. 이 점에 대한 의문을 풀어야 이 책의 주장대로 킹 달러 시대가 열린다는 주장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달러 가치의 회복만으로 킹 달러 시대가 도래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달러 폭망론과 킹 달러론으로 원·달러 환율을 예상한다면 전자로 갈 경우 1,000원 대로, 후자로 갈 경우 2,000원 대로 향할 것이란 시각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달러 중심의 브레튼우즈 체제 ** 변천사를 보면 양극단론보다는 중간 지대, 후자보다는 전자 쪽으로 갈 확률이 높은 만큼 올해 원·달러 환율은 점차 1,400원 밑으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________________________ 
* 환율 상승을 통해 경상수지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수출수요의 가격탄력성과 수입수요의 가격탄력성의 값이 1보다 커야 한다는 조건을 말함 
 
**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삼고, 금 1온스당 35달러로 고정하는 금태환제를 기반으로 한 고정환율 국제금융시스템으로 1944년~1971년까지 유지됨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서 44개국이 합의하여 설립했으며, IMF(국제통화기금)와 IBRD(국제부흥개발은행)를 창설해 세계 경제 안정과 자유 무역 확대를 도모함